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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바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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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거나하게 마시고 귀가하는 길에 술이 모자란 느낌이 들어 동네 마트에 들러 소주 1병, 맥주 1병, 그리고 바나나 한 송이를 샀네요.

지금은 바나나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가끔 어린 시절이 생각나면 충동적으로 한 송이씩 사곤 합니다.

제가 어릴 땐 바나나가 참 귀했습니다. 지금이야 열댓 개 달린 한 송이 몇 천 원이면 살 수 있지만, 그땐 한 송이는 너무 비싸고 낱개 하나에 천 원씩 팔았던 기억이 있네요. 당시 사과가 검은색 비닐봉지 한가득 담아서 천 원 했으니 바나나 가격이 얼마나 비쌌는지 짐작이 되시지요?.. ㅎㅎ

가난한 집안 사정상 바나나는 언감생심 꿈에도 못 꾸고 만만한 사과만 지겹도록 먹던 시절...
1년에 한두 번 특별한 날이나 생일이면 장에 가신 어머니가 바나나를 한두 개씩 사오곤 하셨는데, 한입 베어물고 아껴 먹으려고 껍질을 덮어 상 위에 올려두곤 했던 기억이 있네요..

모든 것이 풍요로워졌고, 먹거리가 넘쳐나는 지금이 육체적으론 살기 편해졌지만,
가끔은 가난하고 배고팠지만 정서적으로는 오히려 풍요로웠던 그 시절 아날로그 감성이 생각나곤 합니다..

내일은 쉬는 날이니 바나나나 뜯으면서 편하게 한잔 더 해야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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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한국촌놈님의 댓글

저랑 하나틀리신게 저흰 사과보다 감이엇네요.ㅎㅎ 동네에 감나무가 천지라 걸어가면감이어서... 아직도 어디가서 감나오면 안먹는다는.ㅋㅋㅋ  무튼 오늘도 좋은주말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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