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년 전 오늘 메이저리그에서 있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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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05.0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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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 5월 1일

브루클린 로빈스와 보스턴 브레이브스의 경기

브루클린 로빈스는 현재의 LA 다저스고
보스턴 브레이브스는 현재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브루클린의 선발 투수는 레온 카도어

보스턴의 선발 투수는 조 에쉬거 였는데

지금이야 선발 투수들이 9이닝 완투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당시엔 선발 투수의 완투는 당연하고 흔한 것이었다

개털리지 않으면 되도록 선발 투수가 계속 던졌는데

마침 두 투수는 열흘 전에 맞대결을 펼쳤었는데
당시 경기에선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브루클린이 1:0으로 승리했다

카도어가 11이닝 무실점 승리 투수,
에쉬거가 11회말 2아웃까지 잡아냈지만 끝내기를 허용하면서 10.2이닝 1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다

그런 혈투를 겪고 단 열흘 만에 다시 만난 것이었다

아무튼 시작된 경기

선취점은 이번에도 브루클린의 몫이었다
5회초 올슨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가져온 브루클린이 1대0으로 앞서갔다

카도어가 5이닝 동안 실점 없이 막아내며 이번에도 브루클린이 승기를 가져가나 했는데

보스턴은 6회말 2사 3루 상황에서
뵈켈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후속 타자가 2루타를 치며 역전까지 노렸지만 뵈켈이 홈에서 아웃되며 역전에는 실패한 보스턴

그렇게 6회말이 끝난 시점에서 1:1이 된 경기

양팀은 계속해서 추가점을 뽑기 위해 노력했지만 점수는 쉽게 나지 않았다
가끔 안타나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선발 투수였던 카도어와 에쉬거가 위기 상황을 극복하며
1:1 스코어는 계속 이어졌는데

결국 9회까지 승패를 가리지 못한 브루클린과 보스턴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고
연장 12회까지도 득점에 실패하며 그대로 스코어는 1:1이었다
무승부로 마무리할 법도 한데 메이저리그는 그딴거 없다
승부가 날 때까지 경기는 이어졌다

어쩌다보니 20회까지 오게 된 브루클린과 보스턴
흐름은 그 전 이닝들과 비슷했다
가끔 안타나 볼넷이 나오고 희생번트해서 득점권으로 주자를 보내지만
결국 투수가 막아서 득점하지 못하는 무한루프

20회가 끝난 시점에서도 스코어는 1:1이었다
더 놀라운 점은

그때까지도 선발 투수들이 계속 던지고 있었다
카도어와 에쉬거 모두 20이닝 1실점을 기록한 것

20이닝 던지게 시켜놓고 그때서야 좀 그랬는지
브루클린의 감독은 카도어에게 다가가서
"구원 투수 올릴까...?"
라고 물어봤는데

카도어는
"에쉬거가 더 던지면 나도 더 던지겠다"
고 말했고

에쉬거 역시 마운드에서 내려갈 생각이 없었다 미친놈들
결국 연장 21회에 접어든 경기
투수는 여전히 카도어와 에쉬거였다

그리고 경기는 흘러흘러 연장 26회

투수는 여전히 얘네 둘이었다
둘 다 26이닝 1실점
이쯤되면 26이닝 던진 투수들한테 1점 밖에 못 낸 양팀 타자들이 더 대단한듯

아무튼 카도어와 에쉬거는 초인적인 활약을 펼쳤는데
브루클린과 보스턴은 끝장 승부를 보려했지만
당시 경기장엔 조명시설이 없었고
짙은 안개 등으로 경기를 치를 수가 없었기 때문에
결국 경기는 연장 26회 무승부로 끝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