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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불알친구 만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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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롱테이크 작성
  •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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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도 종일 우중충하고 해서 일 끝나고 오랜만에 불알친구 만나 한잔했네요.
고등학교 때 같이 복싱을 하다 친해진 친군데, 술을 잘 못하는 놈이라 술자리가 길진 않았네요 ㅎ

술 한잔 마시다 잊고 있던 예전 한 사건이 떠올라 둘이 참 많이 웃었습니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얘기하지 당시는 참 아찔했던 일이라...

제 나이가 서른쯤 됐을 때였나요.. 친구놈 집 근처에 일이 있어 들렀다가 동네 호프집에서 같이 생맥주를 한잔했습니다. 친구는 결혼을 이십대 초반에 일찍 해서 당시 막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술을 다 마신 후 고놈을 불러내서 셋이서 마트를 가서 이것저것 사고 걸어가는 길이었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를 막 지나는데, 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 애들 4명이 담배를 피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때 지나가는 말로 친구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들이 애들 노는 놀이터에서 담배를 피느냐며 몇 마디 혼자 구시렁거린 것 같은데 그 얘길 그 중 한 녀석이 들었나 봅니다.

당시 친구는 경북 구미시에 살고 있었는데, 그때 상황을 경상도 사투리 그대로 옮겨보자면..

친구의 말을 들은 한 녀석 왈,
"지금 머라 켔능교?"(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친구가 째려보자, 그 녀석 다시 왈,
"곱게 가던 길 가이소. 아 다칩니다."(곱게 가던 길 가세요. 아이 다칩니다)
친구 왈,
"뭐라고?"
친구 아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그 녀석 왈, "아 다친다고요~"(애 다친다구요)

그 순간...
진짜 몇 초의 정적이 일어났나 싶더니, 이성을 잃어 눈이 뒤집힌 친구는 기어이 주먹을 휘둘러버렸고..
친구 아들놈은 놀라서 울고불고.. 제가 말리고 할 새도 없이 아주 아비규환이 돼버렸지요..

그 결과,
피해 학생은 턱뼈에 금이 가고 앞니가 부러지는 등 많이 다쳤고..

엄청난 합의금을 물어줬던 기억이 있네요.. ㅎ

당시 사건을 떠올리면서 오늘 친구가 하는 말이, 당시 그놈이 자신의 아들 얘기를 꺼내는 순간 눈앞에 아무것도 안 보였다고 합니다.
폭력은 어떤 경우도 정당화될 수 없고, 무엇보다 당시 어렸던 본인 아들에게 트라우마를 준 것 같아 두고두고 후회를 했지만 시간을 되돌려도 똑같이 그랬을 것 같다며..

저는 무릎에 부상이 와서 복싱을 고등학교 때 잠시 하다 관뒀지만, 친구는 전국체전에도 나갔을 만큼 주먹이 흉기인 놈이라 당시 합의하느라 정말 애먹었던 기억이 있네요..

세상의 어떤 아버지가 자기 자식에게 위해를 가하는데 눈이 안 뒤집힐 아버지가 있겠냐마는..
지금 생각하면 참 아찔했던 사건입니다!

아이고 쓰다보니 글이 장문이 돼버렸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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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김도기님의 댓글

  • 김도기
  • 작성일
그랫군요.. 잘자요..

롱테이크님의 댓글

  • 롱테이크
  • 작성일
김도기님도 좋은 밤 되세요~!

알콩달콩님의 댓글

  • 알콩달콩
  • 작성일
그렇죠 아이애기를 했으니 다 추억이지만...

롱테이크님의 댓글

  • 롱테이크
  • 작성일
지금은 다 추억이네요.. ㅎ

좋은 밤 되세요!

커피님의 댓글

  • 커피
  • 작성일
그놈들이 절대 넘지말아야할 선을 넘엇네요;;;;그래도 지금은 추억으로 얘기할수잇다는게 다행이네요^^

롱테이크님의 댓글

  • 롱테이크
  • 작성일
당시는 참 아찔하고 후회막급 사건이었지만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흘러 추억이 되었네요..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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