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에 '男 체액 든 종이컵' 처리 지시,항의하자 해고 통보

​
밤꽃 냄새나면 환장한다더니" 2차 가해성 발언도
​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한 법률 사무소에서 여직원에게 남성의 체액이 담긴 종이컵을 치우라고 지시한 충격적인 사연이 전해졌다.
​
지난 1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30대 여직원 A씨는 사무 보조 및 청소 담당자로 지난해 초부터 최근까지 총 11차례 변호사의 체액이 담긴 종이컵을 치웠다. 사무소의 총책임자인 사무국장에게 이를 알렸지만 A씨에게 돌아온 건 해고 통보였다.
​
2023년 2월 A씨는 환경미화원으로부터 "'이런 게 든 종이컵'은 화장실에 버리지 말라"는 항의를 받았다. 분리수거 때문인 줄 알고 종이컵에 든 휴지와 물티슈를 빼자 그 안에서 남성의 체액을 발견했다.
​
처음엔 참고 조용히 넘어가려고 했던 A씨는 일이 계속되자 수치심을 느꼈고 결국 사무국장에게 "이런 컵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항의했다. 하지만 도움은커녕 "일 없으면 그 정도는 네가 청소해 줄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
급기야 "밤꽃 냄새나면 아줌마들이 환장한다더니" "그런데 (변호사가) 힘이 넘치나 봐" "일부러 보라고 그러는 것 같은데?" 등 2차 가해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A씨는 도움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건 조롱과 성희롱이었다고 호소했다.
​
이와 관련해 사무국장은 "특정 꽃 냄새 발언한 적 없다"며 "제보자가 오버를 하는데 절대 그런 거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
'해고 통보'를 두고도 A씨와 사무국장의 주장은 엇갈렸다.
​
A씨는 체액 종이컵에 항의하자 시정을 해준 게 아니라 부당해고 통보를 받았고, 사무국장이 변호사한테 자신을 해고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종용했다는 입장이다.
​
심지어 사무국장이 회식 자리에서 자신의 손을 꽉 잡더니 "내가 미안하니까 그만하자. 좀 참아라. 잘해라"라는 말을 하는가 하면 체액 종이컵에 관해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명함을 던지거나 식탁 아래로 다리를 차는 등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
반면 사무국장은 "A씨가 지각도 잦고 직원들이랑 잘 어울리지 못했다"라며 "A씨가 퇴사한 이유는 회사의 내부 사정 때문인데 이를 빌미로 회사에 앙갚음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
A씨는 퇴사하는 당일까지 문제의 종이컵이 있어 결국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사무국장은 "말하지 말라. 녹음하는 거 아니냐"며 몸수색을 벌여 경찰이 재차 출동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
사무국장은 "전 직원이 퇴근한 후에 있었던 남자의 생리적인 차원"이라며 "(A씨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려고 한 게 아니다. 체액은 휴지로 덮어놨는데 문제로 삼는 게 문제다"라고 주장했다